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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의 의료 단상       2009-09-12
      김태식       2719
오래전 제가 본 TV 닥터캐논 드라마 중 한편이 기억납니다.

캐논 박사가 심장을 전공한 친구를 먼 곳에서 병원에 초빙을 했는데...머리도 길고...명찰도 안달고...가운은 늘 풀어헤치고...넥타이도 안 맨채로 (ㅋㅋ 꼭 저 비슷)...당연히 병원 안 이곳 저곳에서 수근대며 비방을 할 수밖에 없겠지요...병원장도 캐논박사에게 어쩌다 저런 친구를 초빙했냐고 질타할 정도였으니ㅎㅎ...허나 캐논박사는 그의 실력을 적극 신뢰하고 방패막 역할을 했답니다.
어느날 응급실에 심장병 환자가 왔는데...당장 수술해야한다는 그 친구와 좀 기다려야한다는 병원의 다른 과장들과 말다툼이 벌어졌지요...결국 그 친구는 사표와 함께 마지막으로 본인 책임 하에 수술했는데...조금만 늦었어도 사망했을 환자였습니다.

그 친구가 병원을 떠나면서 케논 박사에게 마지막으로 한말입니다...“ 넥타이 이쁘게 잘 착용하고 가운 단정히 입고 명찰 잘 착용하면 훌륭한 의사입니까?환자를 정말 사랑하는 의사, 결단력있는 처치를 실행할 의사...환자중심으로 보는 의사...그런 사람이 훌륭한 의사라고 나는 생각합니다.“(물론 단정한 외모라고 훌륭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화인 의사 패치 아담스의 비디오를 보면비록 엉뚱하고 팔불출같은 의사 모습이지만 정말 환자를 사랑하는 그 모습이 얼마나 제겐 가슴으로 다가왔는지 모릅니다.

어느 날인가...15년 가까운 세월을 엄청난 고통과 문제와 사건속을 지나다보니..어느새 나도 모르게 돈, 권력, 명예, 땅, 집 같은 있다가 없어질 것에 관심이 없어졌고... 혹 돈이 있어도 가질 필요도 못 느끼는 것은 제 가치관이 그런것이지 결코 어느 하나 자랑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어찌 보면 바보같은 비현실적인 생각의 소유자 일지도 모릅니다.시대와 안 맞는 사고를 질책할수도 있겠지요. 동키호테같은 의사같기도 하고...슈바이처, 장기려박사를 흠모하며... 패치아담스나 TV 닥터캐논같은 모습을 닮기 원했지요.외모적인 것보다는 실제 환자를 가슴으로 환자편에서 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상한 행보같지만...상고 나와서 의대가고...잘 나가던 의사시절...열악한 외국의 섬에 의료봉사를 위해 다 정리하고 떠났다가...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을 먼저 보내면서 뛰어든 길...암 연구의 보완대체분야...그러다보니 제게 오는 환자분들은 95% 이상이 4기 환우 분들입니다.
현대의학에서 거의 포기한 분이 대상이며 극히 일부가 재발, 전이 방지로 절 찾아옵니다.그들을위해 작은 소망와 희망의 불꽃을 피우기위해 15년가까이 뛰어왔습니다.

정말 암환우들의 삶의 질과 량을 증가시키기위해...그들의 환한 얼굴을 보기위해...겁없이 뛰어온 십수년이었습니다. 암환우에게 치료를 빙자한 사기꾼? 업자?들과 무수히 싸웠습니다.아무리 돈벌기 힘들어도 유분수지....파렴치하게 말도 안되는 거짓 요법을 가지고...죽어가는 암환자를 대상으로 유혹하는 자들과 많이 싸우기도 했지요.앞으로도 그 전쟁을 계속해야겠지만...넘 피곤해 쉬고 싶을때도 참 많았습니다.그들에겐 내가 눈에 가시같은 존재겠지만 ㅍㅎㅎㅎ...

1주에 한번 찾는 조용한 물가에서....달무리 중심에선 달님을 바라볼때면...종종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만약에 내가 떠나면...울 환우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참...아름답게 늙어간 의사로??? 아니면 진정 환자를 사랑했던 의사로??? 아니면 포기한 암환자를 별로 못 살린 의사로??? ㅋㅋ(사실 병원에서 불가, 포기, 어려운 분 한명을 회복시키는 것이 엄청 힘들기에)

그러나...오늘도 주어진 나의 길을 하고 싶어 걸어간다는 것도 행복이요...아직도 그 먼 경상도, 전라도에서도 절 찾아온다는 분이 계신다는 자체도 감사요....외국에서까지 이메일로 상담하는 분이 계시는 것도 저로썬 기적이요...또 비록 원로? 의사에 속하지만...아직 퇴출 안 당하고?...일할 곳이 있다는 것도 기쁨입니다.지구상 9분의 1이 먹는 것 때문에 고통당하고 1년에 아동 600만명 기아로 죽는데...2-3끼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얼마나 좋은지요...

언젠가는...울 환우들의 회색빛 절망의 얼굴에서... 빠알간 사과빛깔의 희망 얼굴을 볼 날이 있겠지요~~~그때까지 저 역시 각고의 수많은 연구 길을 거쳐야겠지요...
제 인생의 가장 큰 보람은.... 내 사후에 울 환우들이...절 패치 아담스 같은 의사로 기억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만약에...내가...다시 태어나도 의사의 길을 또 걷고 싶다고 말할수 있다면...

분명히 저는 행복한 의사입니다. -샘병원 통합의학 암센터 김소장-
            
     
[빵 굽는 우리 집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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