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 최익진(봄내호스피스) -
저녁에 벗어놓은 신발,
내일 다시 신고 다니리라고 생각하고 가지런히 놓았다.
그 신발 다시 신지 못하고 세상 뜬 이가 많이 있는데
나는 다시 신고 다니니 어찌 은혜가 아닌가?
저녁에 벗어놓은 옷
내일 영영 일어나지 못하고 수의 입은 이도 있는데
나는 일어나 입고 다니니 어찌 큰 은혜가 아니런가?
저녁에 식사한 그릇 깨끗이 설거지 하고
내일도 일어나 아침 밥 담아 먹으려는데
그 밥을 먹어 보지도 못하고 죽는 이도 있는데
나는 오늘도 일어나 그 그릇에 밥 담아먹을 수 있으니
어찌 큰 은혜가 아니런가?
무릎 시리고 등에서 땀이 흘러도
사랑하는 사람을 축복하며 새날을 열게 하시니
어찌 복 받은 인생이 아니런가!
그러니... 이 건강으로
남들이 못하는 고통 받는 이웃들을 위하여 일 하게 하시니
어찌 큰 은혜가 아니런가?
아침에 이러나면 무엇 하나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다.
오늘도 생명주시고 건강 주시어 일 할 수 있으니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