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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아들여! 존놈 이랑께]       2005-11-03
      신한철       3838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이라 실내등을 켜지 않아 방안이 어슴프레 하였다.
“불을 켜 드릴까요” 하면서 식도암을 앓고 계시는 71세의 할머니에게 말을 건넸다.
침상 위에는 아침식사 시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식탁을 펴 놓은 채 물을 아주 조금씩 조금씩 드시고 계신다.
“안녕하세요 할머니! 제가 도와 드릴일 없을까요” 하면서 인사를 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당신을 가만히 놔 두시란다.
같은 병실에서 폐암으로 투병 하시던 자매님이 간밤에 주님의 부름을 받으셨다.
그 분위기에 의기소침해 계시는 것 같아서 아무것도 도와 드리지 못한 채 방안을 나선다.
점심시간이다. 할머니에게 또 들러서 “식사 맛있게 드십시오” 하면서 인사를 건넸다.
식탁에는 생선(병어)조림이 있었다. 당신 따님이 해주신 것 이란다.
식도암이라 입안에 넣고 씹어서 맛만 보시고 액체만 조금씩 조금씩 넘기신다.
식사를 두시간여 하신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드시고 싶은 것 마음대로 드시고 우리들처럼 “꿀꺽 꿀꺽 삼키며 사는 재미가 먹는 맛 이야" 라고 말씀 하실 것만 같으신 할머니가 안쓰럽다.
할머니가 식사중에 무언가를 꺼내서 내게 보여 주신다.
2005년 10월 12일 샘물의집에서 세례를 받으신 세례증서와 사진을 내게 보여 주시면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음을 몇 번이고 자랑 자랑 하신다.
“할머니 축하해요. 할머니! 하나님이 할머니를 사랑해 주십니다”
우리는 그렇게 대화의 실마리를 풀어 나갔다. 말씀을 아니하셔도 할머니의 심중을 다 알 것만 같다. 할머니도 나를 이해해 주신다. 고맙다고 하신다.
“할머니 제가 할머니와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하구요
할머니와 저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께 더욱 감사하지요” 고개를 끄덕이신다.
식사 후 휠체어를 태워 드렸다.
홀(hall)로 나왔다. 할머니는 지나가시는 봉사자들에게 나를 소개 하신다.
“내 아들여! 존놈 이랑께” 저기 가셔서도 “내 아들여! 존놈 이랑께”
할머니 고맙습니다. 할머니의 아들 존놈여요. 할머니가 별 고통 없이 편안히 계시다가
주님 부르시는 그날 천국나라로 이사 가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할머니도 내 아들 존놈도 하나님이 우리들을 너무나 사랑 하신다는 걸 아시지요!
이곳에 계실 때만큼이라도 할머니 곁에서 존놈 아들 되겠습니다.
            
     
[주님! 이 일을 어찌해야 하나요.....]
[인생의 마지막 쉼터-호스피스 봉사자]